[사설] 국민 눈높이에 못미치는 "대통령의 너무 높은 눈"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됐다. 청문회는 16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세청장 후보자를 대상으로 14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다.
국민의힘은 논문 표절 의혹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보좌진 ‘갑질’ 의혹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일부 문제가 있더라도 "1명이라도 낙마하면 대통령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며 후보자 전원 임용으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각 부처 장관 인선이 끝난 후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님의 눈이 너무 높으십니다"라고 추앙했고, 이에 국민의힘 측은 "아첨도 적당히" "국민 귀높이에(도) 한참 모자라는 소리"라고 쥐어박았다.
양측의 대립은 청문회 첫날부터 파행으로 이어졌다. 강선우 후보자 청문회는 강 후보의 선서를 받기 직전 민주당 위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반발해 정회됐다. 회의장 앞에 국민의힘 보좌진들이 강 후보 사퇴 피켓 시위에 나서고, 회의장 내 국민의힘 위원들 노트북에 피켓을 부착한 것을 두고 시정을 요구하며 청문회 진행을 무산시킨 것이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개회하기도 전에 산회됐다. 국민의힘 위원들이 과방위원장을 타겟으로 ‘최민희 독재 OUT’이라는 손팻말을 부착한 것이 문제가 됐다. 최민희 위원장은 본인을 향한 공격에 격앙돼 산회를 선포했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이 보인 태도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회 첫 시정연설 당시 민주당은 본회의장에 입장하지도 않고 전면 보이콧했다. 다음해에는 국회 로텐더 홀에서 피켓 시위를 강행했다. 여야가 국회 본회의장 내 피켓 시위를 하지 않기로 한 ‘신사협정’을 일주일 만에 파기한 것이다.
민주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장악한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는 사실상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 아마 후보자 전원이 임용될 것이다. 하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이번 내각 인선은 이미 만신창이다. 코로나 기간에 부부가 관련 돈벌이를 했다는 정은경 복지부 장관 후보자, 농지법 위반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해 멀쩡한 경우가 거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60%를 넘는 지지율에 고무된 것 같다. 하지만 지지율은 바람과 같다. 언제 풍향이 바뀔지 모른다. 가랑비에 옷 젖듯 조금씩 무리하다 보면 어느날 갑자기 세상이 바뀐 것을 뒤늦게 알아차릴 수도 있다.
출처 : 자유일보(https://www.jayu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