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특사단, 품격과 전문성부터 갖춰라
이재명 대통령이 새 정부 국정 철학과 대외 정책을 알리기 위해 주요 14개국에 특사단을 보내기로 하고, 이 가운데 유럽연합(EU)·프랑스·영국·인도 등 4개국의 특사단 명단을 우선 발표했다. 과거 정부도 출범에 즈음해 특사를 보냈지만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요 4국 위주였다. 이번에는 4강 특사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나라 특사가 먼저 출발한다.
EU 특사단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단장으로 민주당 전현희·손명수 의원이 단원이며, 프랑스 특사단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단장, 민주당 한병도·천준호 의원이 단원이다. 영국 특사단은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단장, 최민희·박선원 의원이 단원이다. 인도 특사단의 단장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이며, 민주당 송순호 최고위원과 이개호 의원이 단원이다.
이번 특사단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고 있다. "대선 승리 포상 휴가"라는 평가가 대표적이다. 특히 영국 특사단의 조합에 ‘놀라는’ 이들이 많다.
지금 국제 정세는 2차대전 전후 질서의 시효가 다하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상황이다. 국가간 관계도 새로 정립하는 단계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통령 특사도 양국 현안에 전문성을 지닌 인물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번 특사단 단장들은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선대위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을 한 인사들이다. 고(故)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을 만나고, 작년 겨울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던 일본과 너무 대조적이다.
특사단은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요국 특사부터 구성해야 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지 못했으며 중국의 전승절 참가 여부도 미정이다. 외교 현안이 산적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시급한 현안도 없는 EU 등에 서둘러 특사단을 보내야 했는지 의문이다. 김종인 씨의 미국 특사 자격을 두고 이런저런 논란이 나오는 모습도 아름답지 않다.
대통령실은 이번 특사의 의미를 "국제사회에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내란에서 벗어난 정권이라는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그 복귀가 문재인 시절로의 회귀를 의미한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국제무대에서 문재인은 대한민국 정체성의 일탈로 받아들여진다. 특사단 파견에 앞서 국가 정체성의 혼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출처 : 자유일보(https://www.jayu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