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칼럼] [自由칼럼] 우파 진영 혁신할 새로운 리더십 절실하다

국민의힘이 오는 8월 22일 전당대회를 치른다. 내년 지방선거를 지휘할 지도부를 선출하는 이번 전당대회에는 김문수 전 대선후보와 안철수·조경태 의원 외에도 양향자·장성민 전 의원 등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됐던 나경원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던 전한길씨는 아직 책임당원이 아닌 관계로 피선거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대표 경선에 얼마나 많은 후보가 나서건 결국 이번 전당대회의 대립구도는 친윤석열이냐 아니냐, 12·3비상계엄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 탄핵 찬성이냐 반대냐 등을 둘러싸고 형성될 수밖에 없다. 당의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어느 전당대회나 이런 정체성 문제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지만, 이번처럼 정체성 대립이 전면화한 경우는 초유의 사태인 것 같다.
안철수와 조경태 의원 등이 선명한 반윤·탄핵 찬성·계엄 반대 입장인 반면 김문수 전 후보는 계엄과 탄핵에 반대하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중립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전당대회가 이런 당내 갈등과 대립을 속시원하게 해소할 가능성이다.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
나경원 의원과 전한길씨가 출마하지 않게 됨에 따라 친윤·탄핵 반대 입장을 전면적으로 내세울 후보군이 사라졌고, 반윤·탄핵 찬성·계엄 반대 입장인 안철수와 조경태 의원은 당원들의 전반적인 정서를 봤을 때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김문수 전 후보가 새 당대표가 됐을 경우 윤 전 대통령이나 계엄 그리고 탄핵에 대해 확실하게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엉거주춤한 상태로 지방선거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의 스탠스를 근거로 유추한 결론이다.
이 갈등의 뿌리는 좀더 멀리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87년 체제 성립 이후 건국과 산업화 주역으로서의 정체성과 민주화라는 시대적 요구를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가가 우파의 근원적 딜레마로 떠올랐던 것이다. 특히 김영삼과의 3당 합당으로 온건 좌파 성향이 우파 정당 내부의 뚜렷한 한 가지 흐름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런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흔히 합리적 보수, 개혁 보수, 따뜻한 보수로 자처하는 세력이 이런 흐름을 대변한다.
문제는 이들이 지난 박근혜 탄핵과 윤석열 탄핵을 성사시킨 주역이라는 사실이다. 탄핵의 불가피성에 대해 이들도 할 말이야 많겠지만, 객관적으로 이들이 민주당과 손잡고 좀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민주당의 앞잡이가 되어, 두 대통령 탄핵을 통과시키고 보수 진영을 초토화시키는 데 앞장섰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지금 국민의힘은 이들 개혁 우파 진영에게 점령당한 상태다. 두 번의 탄핵이 이들의 지원 아래 비교적 쉽게 통과됐다는 것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친윤과 탄핵 반대 입장의 본진이 국민의힘 내부보다 자유통일당과 보수 기독교 진영 등 아스팔트 태극기 세력이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지역적 기준에서 보자면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의 대립이라는 측면도 존재한다.
이렇게 당의 정체성을 두고 올드 보수(건국·산업화 세력)와 신진 보수가 대립 갈등하는 상황이 오래 지속되고 있다. 오히려 이런 혼란 상태가 이 당의 진정한 정체성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이런 상태에서 당원들은 지쳐가고 지지층은 떨어져나가며 당의 체질은 병약해지고 선거는 연전연패하고 있다.
이런 구조를 방치하느니 차라리 올드 보ℓ수와 신진 보수가 갈라서서 당을 따로 차리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그런 상태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고 그 결과에 따라 다시 이합집산하는 게 낫지 않을까.
국민의힘의 정체성 혼란은 대한민국의 정체성 변화로 이어질 위험마저 있다. 당의 혼란을 수습하고 정체성을 바로잡을 리더십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우파 진영 나아가 대한민국은 희망이 없다.
출처 : 자유일보(https://www.jayu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