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라떼] 어떤 ‘극우’

나는 그를 잘 알지 못한다. 모임에서 아는 이가 소개하기에 한 번 만났다. 그는 주섬주섬 가방에서 자신의 신간을 꺼내 주었다. 문장이 차지지 않아 크게 끌리지는 않았다.
21일 자 한겨레신문 헤드라인은 "‘계엄=내란은 여론 선동’이라는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 헤드라인의 주인공이 그 책 <야만의 민주주의> 저자다. "3월 펴낸 책에서 극우적 시각 반복"이란 작은 제목 아래, 기자는 그가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고 썼다. 서가에서 <야만의 민주주의>를 집어 문장을 확인했다.
"대통령의 권한인 계엄 선포를 내란으로 몰아가는 행위는 ‘계엄=내란’이라는 프레임의 여론 선동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207쪽). "나는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야당의 민주적 폭거에 항거한 비민주적 방식의 저항이라고 정의한다"(205쪽). "그가 범죄자이든 아니든 이재명의 행동이나 이제까지 살아온 행태를 볼 때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강력한 공포의 전체주의적 독선적 정권이 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매우 크다"(306쪽). "공공장소에서 (퀴어축제)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므로, 물리적 피해를 주지 않더라도 바람직하지 않다"(70쪽).
국민의힘 탄핵파에게는 ‘편향된 시각’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극우적 시각’이라는 언론의 비판은 생뚱맞다.
비난이 일자 강 비서관은 ‘계엄으로 고통을 겪으신 국민께 책의 내용으로 깊은 상처를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철저한 성찰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의지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단다.
민주당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는 ‘기본이 안 된 극우인사’, ‘신속교체가 답’이라는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고 한다. 민주당의 반응은 예측가능했다. 페이스북에서는 자유주의자들로부터의 조롱도 넘쳐났다.
그의 선택이 권력욕 탓인지 자기희생인지는 아는 바 없다. 그도 이쪽 저쪽에서 쏟아질 비난은 예상했을 테다. 그런데 그렇게 사과까지 하고서 이틀 만에 자진사퇴하다니. 들어갔으면 쫓겨날 때까지 버텼어야 했고, 그렇게 사퇴하려면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다. ‘극우’를 발탁했으면 잡았어야 했고, 잡지 않으려면 맡기지 말았어야 했다.
이래저래 우리 사회의 ‘교양’이 드러났다. 이번 일로 그가 더욱 단단해졌기를 바란다.
출처 : 자유일보(https://www.jayu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