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란봉투법, '마스가'(MASGA) 발목 잡을 수 있다
‘교각살우’(矯角殺牛)는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이다. 잘못을 시정하려다 그 방법의 지나침으로 인해 오히려 일이 그르쳐지는 경우를 일깨운다. 노란봉투법이 통과될 모양이다.
노동자들을 먹여 살리는 건 정치인들 같지만 실제로는 기업들이다. 사람이 노동력을 ‘공급’하고 그 노동력이 ‘수요’될 때, 비로소 ‘노동자’가 된다. 그리고 소득을 얻는다. 그 노동력이 수요되지 않으면 실업 상태가 된다. 한국 기업들은 생산성 저하와 어닝 쇼크를 맞고 있다. 기업들이 망하면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된다.
노란봉투법은 하청업체 노조가 원청업체를 상대로 교섭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불법 파업일지라도 노조의 배상 책임을 제한한다. 게다가 민노총 출신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쟁의 대상 확대를 제안했다고 한다. 즉 기존 ‘근로조건의 결정’에다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 결정’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그 경우 사실상 모든 경영 행위가 합법적 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노동쟁의 범위가 이익분쟁을 넘어 권리분쟁으로 확대됨을 의미한다. 노동쟁의의 정치화다.
31일 타결 소식이 전해진 한미 관세협상에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로 명명된 대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가 핵심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 핵심이 노란봉투법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
조선업은 100개 이상의 하청업체를 둔다. 수가 문제가 아니다. 불법 파업에 배상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되면 그 노조들은 전략적으로 더 과격해질 수밖에 없다. 자신들의 요구 관철를 위해서다.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를 부추겨 미 현지로 인력과 공장이 넘어가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기자회견에서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해외공장 건설을 반대하는 국내 조선업 노동자 쟁의행위가 가능하게 된다"며 "그러면 마스가 프로젝트의 실현가능성은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했다.
한국의 경제 8단체가 노란봉투법에 대해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한국 투자 철회 가능성까기 거론했고,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암참)은 노란봉투법이 미국계 기업 포함, 글로벌 기업 전반에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지금 정부는 성장 중심의 시장경제를 옹호한다면서 반시장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오른쪽 깜빡이를 켜고, 핸들을 왼쪽으로 트는 격이다.
출처 : 자유일보(https://www.jayupress.com)